복지사업 2팀'말(馬)이 이어주는 설날 행사' 어르신과 함께한 하루

장길산(방아골)
2026-02-23
조회수 109

어르신 급식지원사업(마음담아 밥심)으로 매일같이 식사를 전달하며 만나는 어르신이 있습니다. 식사를 전하며 건강상황과 그날의 컨디션등을 간단히 나누며 지내오다가 설행사에 초대하기 위해 어르신께 여쭤보았습니다.

평소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외출도 거의 하지 않고 집에만 계시는 것 같아 권유드리면서도 과연 오실까 막연히 걱정되기도 했는데 생각 외로 아주 흔쾌히 참여하겠다고 이야기 하셨습니다.

"초대해주면 나야 감사하지요" 하며 수줍게 말씀하시는 모습에 말씀드리기 잘했다 싶었습니다.


당일 어르신을 모시러 갔을 때 멋진 나들이 차림으로 조심스레 계단을 내려오는 모습을 보면서 어르신이 오늘 행사에 얼마나 기쁜 마음으로 참여하시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복지관에서 하는 행사에 참여하는 것은 코로나 이후로 3년만이라고 하셨습니다. 

"병원 다녀온 것 빼고 어디 놀러간다고 나온건 오늘이 올해 처음이에요"

2달이 넘도록 외출다운 외출은 하지 못했던 어르신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말이었습니다.

"설 행사 때 윳놀이랑 전통놀이도 할건데 얼마만에 하시는거세요?"

"안한지 까마득하게 오래되었죠. 언제가 마지막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근데 신기하게 어떻게 하는지는 안까먹고 기억나네요(웃음)그냥 몸이 기억하나봐 "

가족들과 만나도 함께 하는 활동은 일체 하지 않고 밥만 먹는다는 이야기에 오늘 행사가 어르신께 기쁜 시간이 되었으면 바라게 되었습니다.


어르신은 처음 가보는 장소에, 아는 이웃 주민도 없는 낯선 곳에서 조심스럽게 행동하시면서도 함께 덕담 나누는 메세지를 정성스럽게 작성하며 함께한 모든 이들의 복을 빌어주셨고, 만두도 거의 빚어본 적 없다는 말이 무색할만큼 너무나 예쁘고 정성스럽게 조용히 만두를 만드셨습니다. 중간 중간 어르신은 무엇을 하시는지 살펴볼 때 조용히 주변을 관찰하며 앉아계시는 모습을 보면서 기대하셨던 것보다 재미 없으신걸까, 많이 심심해 보이신다는 생각에 걱정되는 마음이 크게 올라왔지만 다행히 윳놀이도 조용히 차례를 기다리다가 참여하시는 것을 보며 조금은 안도가 되었습니다.


92b826a5864bf.jpgfc58b78a01dee.jpeg 

윳놀이를 마치고 알차게 1시간 넘게 시간을 보낸 뒤 가정으로 모셔다 드리는 차안에서 어르신은 행사에 함께 해서 너무 좋았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오늘 행사에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았어요. 정말 오랜만에 살아있는 것 같다고 느꼈어요."

살아있다고 느꼈다는 이야기가 마음을 콕하니 쑤시고 들어왔습니다. 

"낯선 공간에서 처음 보는 분들과 같이 시간 보내서 어렵진 않으셨어요?"

"아니에요 행사 초대해주어서 너무 감사해요. 너무 즐거운 시간 보냈어요"

어르신 가정으로 돌아가는 차안에서 자녀 이야기, 명절 이야기등 평소 어르신과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어르신의 일상과 마음을 좀 더 알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복지관에서 행사 있고, 프로그램 있을 때 자주 말씀드릴게요"

"그래주면 나야 고맙지요. 가능하면 참석하고 싶어요. 오늘 정말 즐거웠어요. 고마워요."


어르신과 인사를 나누고 복귀하는 길, '살아있는 것 같았다'는 어르신의 말씀이 마음에 오래 남아 쉽게 잊히지 않았습니다. 어르신의 일상이 오늘을 시작으로 앞으로 좀 더 다채로워지는 기분좋은 상상을 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복지사업 2팀 ㅣ 장길산

0